'텔레그램 탈퇴 및 기록삭제'를 검색하는 남성들에게 제안한다.
이들이 전부 '소시오패스'는 아닐 것이다. 이들을 단순하게 괴물화하는 방식으로 구분 짓고 넘어가기에는 그 수가 너무 많다. "호기심에 n번방 들어가서 눈팅만 했는데 처벌받나요"라는 기사에서, n번방 '관람자' 한 명은, 내가 생각하기에 스스로를 '야동 보는 평범한' 남성들과 크게 다르지 않으나, '호기심'에 조금 선을 넘어버린 사람 정도로 여기는 것 같다. [...] 의식적/ 무의식적 합리화는 '야동'을 보며 성적 흥분을 하며 즐기는 자신을 괴물처럼 느끼지 않기 위해 꼭 필요한 작업이기도 하다. [...] 매우 리얼하고 자극적인 '야동'에, 채팅, 게임, 유투브 등에서 재미를 본 상호작용적인 요소까지 더해, 많은 돈과 뒤틀린 유명세를 얻고자 한 10-20대가 기획하고, 같은 '야동 세대'가 공모한 것이 바로 n번방 사건이지 않을까 싶다. [...] 우리 선 긋기 하지 말자, 방관한 우리 모두 '강간 문화'를 만들어낸 공범자다. 모두 적극적으로 반성하고 분노해야 일말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
'불편하지만 직면해야만 하는 이야기' 에서
https://brunch.co.kr/@bsypsywriter/22
'N번방'을 실수로 들어갔다고 생각하는 당신은, 다들 보는 야동을 나도 본 것 뿐이라고 생각하는 남성, 이 글을 읽는 당신이 그 남성이라면 이번 N번방 사건은 당신에게 기회다.
왜냐하면 당신이 야동을 보는 '취향'과 '습관'은 당신이 현재 2020년의 한국사회에서 생각 없이 사는 10-20대 남성이 가장 노출되기 쉬운 미디어들에 자극받은 결과이기 때문이다. 당신이 가장 만만한 청취자였기 때문이다.
당신 스스로가 (위 인용문에서 사용된 단어인) '괴물'인줄 몰랐다면, 당신은 대안적인 미디어를 접할 기회가 없었고, 당신이 보는 것이 정말로 무엇인지 생각해 볼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다.
너도 나도 '괴물'이니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또래 남자애들이 다 하니까 당신도 하게된 것이라면, 먼저 당신은 군중 심리를 비판적으로 바라보지 못하고 휩쓸리기나 하는 약한 사람이다. 그리고 세상에는 생각보다 괴물로 살지 않는 무수히 많은 남성들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산 것이다. 당신의 성장환경과 학교, 선택한 전공 혹은 직업, 접하는 미디어 등등의 조합으로서 펼쳐진 당신의 나와바리는 안타깝게도 고작 그정도 급이었던 것이다.
공감력도 지능이다. 만약 당신이 스스로를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건 똑똑한 사람으로 생각했건, N번방 사건을 제대로 사유할 수 없다면 당신은 사람도 아니고, 괴물도 아니고, 그냥 주류 사회 구조와 미디어의 만만한 어린 양이다.
다시 말하지만, 이번 N번방 사건은 당신에게 기회이다.
그럼 이제 어떻게 해야되냐고? 당신이 그 동안 귀를 닫았던 얘기들에 귀를 열라. 그건 당장 이 사건에 분노한 여성들과 (한국 주류 남성 집단과 어울리지 않거나 조금 비켜서있는) 남성들의 파편적인 목소리일 수도 있고, 페미니즘 혹은 젠더 스터디일 수도 있다. 주변에 그런 사람이 있다면 직접 대화해보고, 없다면 책을 통해 저자와 대화를 해볼 수도, 아니면 인터넷으로도 찾아볼 수 있지 않은가.
미니멀리즘, 아나키즘 (*아나키즘 최초 이론가인 고드윈은 1세대 여권 운동가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의 남편이었으며, 이들의 딸 메리 셸리는 18세에 소설 <프랑켄슈타인>을 집필했다.)등 적어도 주류 사회에서 빗겨나 대안적인 문화를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찾아보는 것도 '운이 잘 따라준다면' 좋은 출발이 될 수 있다. 물론 돌아갈 필요없이 여성주의적 통찰을 원한다면 여성주의에 대해 조금씩이라도 공부해보는 것이 가장 빠를 것이다.
나도 당신을 어떻게 도울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그동안의 당신의 생각을, 행동을, 습관을 의심할 수 있는 첫 단추라도 끼웠다면 분명 당신은 사회에 휘둘리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조금이라도 더 기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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